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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철도시장의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 상황입니다. ktx를 타보신 분들이라면 특정 구간에서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느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특히 익산부터 전주와 여수로 이어지는 전라선을 자주 이용하셨던 분이라면 확실하게 느끼셨을 텐데요. ktx가 일부 구간에서 시속 200km 이하로 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구간마다 열차제어시스템 통신 방식이 달라지면서 제어시스템의 기술 차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고속철도가 빠르게 달리는 것은 단순히 빠르게 달리는 열차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무선 통신망을 활용한 열차제어시스템도 필요합니다.
이번 열차제어시스템 개발이 의미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 철도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1899 년 9월 18일 한강을 건널 철교가 없었던 당시 노량진과 제물포를 있는 33.2 km 구간에서 대한민국 철도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철도역사는 일본에 의한 역사이며 그 선로 위를 돌아다니는 기관차 역시 일본산이었습니다. 1974년 개통된 대한민국 최초 지하철 종로선 역시 일본 히타치 제작소의 기차를 수입했고 일본의 철도 제어 기술이 이용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철도 기술은 ktx 가 처음 달리기 시작한 2004년까지만 해도 프랑스의 tgv(테제베) 기술을 도입해야만 했던 열악한 수준이었습니다. 한국 철도기술 수준을 무시한 채 기술을 팔아먹으려던 프랑스의 기대와는 다르게 우리나라가 고속철도 주요 부품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2009년 대한민국 자체 개발 모델인 ktx 산천이 탄생하게 됩니다. 2019년 12월에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ktcs-2 개발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기존 고속철도는 수명이 30년으로 주행거리 600만 KM 또는 15년 운행 중 한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중정비를 받으며 최근 코레일은 반수명을 맞은 KTX 물량을 고려해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중정비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2020년 말부터는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의 기술력 기반을 둔 한국형 동력 분산식 고속전철 EMU가 경부, 호남선에 실전 투입될 전망이며 점진적으로는 수명이 다하는 기존 고속철도 KTX와 SRT를 대체해 나가게 됩니다. EMU는 기존 KTX처럼 동력원을 맨 앞쪽과 뒤쪽의 전동차에만 연결하는 동력집중식과 달리 전동차마다 엔진을 장착한 게 특징입니다. 이는 KTX보다 가속, 감속 능력이 좋아 정차역 간 간격이 좁아도 빠르게 속도를 높이고 줄일 수 있어 이에 따른 시간 단축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추후에 해무의 상용화도 이루어지면 운영 최고 속도는 KTX-산천보다 65km/h가 빠른 370km/h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해무의 설계 최고속도는 시속 350km 인 ktx 산천보다 약 27% 더 빨라진 시속 421km/h이며 이를 통해 세계에서 4번째로 빠른 고속 열차와 열차제어시스템이 국내 기술을 통해 탄생한 것입니다. 최근에 세계 최초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ktcs-2 개발에 성공하면서 정부는 2021년까지 총 440억 원을 들여 고속주행이 불가능했던 전라선에서 ktcs-2를 시범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것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철도와 열차제어시스템을 동시에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 일본과 프랑스 등 우리보다 한참 앞서있던 철도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에서 수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거기다 한국의 고속 철도기술 수주에 일본이 본의 아닌 도움을 주게 된 점도 긍정적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철도로 인정받던 일본의 신 카센은 지난 1964년 개통 이후 단 한 번도 열차가 멈춰 서거나 중대 결함이 발견된 적이 없었는데요. 최근 50년 무사고를 자랑하던 신칸센이 연속적인 사고를 내면서 일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운행 도중에는 타는 냄새와 이상 소음이 발생되어 점검한 결과 차체부품의 심각한 균열과 함께 정비를 소홀히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열차 운행을 중단시키는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또 2018년 6월에는 신칸센이 사람을 치어 죽게 만들고도 30분을 넘게 운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한번 일본 열도가 충격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시험에 나선 새로운 열차제어시스템의 안정성이 입증된다면 연간 250조 원 이상 규모의 세계 철도시장에서 고속철도의 종주국인 일본을 제치고 철도강국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